미라클러의 맛있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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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 하늘보고 후아후아 - 타코야키 야마짱






일본 사람들은 진득한 면이 있다. 도쿄에 처음 크리스피 도넛 매장이 문을 열었을 때 한동안 오리지널 도넛 한 조각을 맛보려면 최소 한 시간 반은 줄을 서서 기다려야해서 뉴스거리가 되었었다. 피규어를 광적으로 모으는 사람들 덕분에 작은 플라스틱 모형의 퀄리티는 날이 갈수록 진보한다. 맛있는 라멘을 찾아서 맛집 순례를 하다가 자신이 직접 다양한 종류의 재료로 라멘 만들기 수행을 하는 사람들도 참 많고, 한국에 와서 고향의 라멘 맛이 생각나 일본 라멘집 몇 군데를 가보더니 실망을 금치 못한 나머지 진짜 일본 라멘맛을 보여주겠다면서 아예 일본 라멘집을 차려버리는 경우도 있다. 뭔가 어떤 일이든(물론, 어떤 일이냐가 중요하다. 이상한 취향에 푹 빠져서 돈과 세월을 낭비하는 사람들도 있잖아, 흐억) 진득하게 오랜 시간 몰입하는 습성이 있기 때문에 몇 대째 한 가지 일을 물려가며 해오거나 가게를 물려받아 경영하는 사람들을 찾아보기가 쉬운 것 같다.




<일본에 먹으러 가자>에 실린 카마타케 우동도 그런 면에서도 본다면 2000년부터 인터넷에 우동 정보 사이트를 운영해온 주인장이 우동을 파는 집이었는데 때마침 요 날은 문을 닫은 날이지 뭔가. 먹으면서 생각해보자는 마음에 일단 에피타이저로ㅋㅋ 맛있는 타코야키를 먹기 위해 <야마짱>으로 이동했다. 서울에서 내가 자주 가는 초밥집에는 종종 타코야키가 나온다. 그때마다 낼름낼름 가져다 먹었는데 새끼손톱 절반만큼 문어살이 들어있어 가끔 건성으로 목넘김을 하다보면 내가 방금 먹은게 문어가 들어있었나 싶을 정도였다. 호어. 그런데 일본에서는 어느 집에서 타코야끼를 먹더라도 엄지손가락 만한 문어가 시원시원하게 들어있다. 책에 실린 야마짱은 어떤 맛이려나 하는 은근한 기대감으로 간판을 찾았다.










경험상 여기 타코야키는 꽤 크고 내용물이 충실해서 다섯개 정도만 먹어도 배가 불러온다는 느낌이다. 그런데 막상 눈앞에서 동글동글거리는 타코야키들을 보면 자제력을 잃고 10개 주세요 라고 외칠지도 몰라. 한 명이 열 개씩 먹으면 안돼. 이거 에피타이저야. 우린 이따 초밥 먹어야 하거든. 적당히 먹자. 어지간하면 ATM에서 돈 인출하고 싶지 않아.






동글동글 동글동글




잘 팔리는 타코야키 집 근처에는 사람들이 저마다 손바닥 위에 타코야키 담은 접시를 들고 서서 먹고 있는데 지나가면서 뭐야 저 사람들, 저 집 맛있는 집인가? 하면서 한 번 쳐다보고 지나간다. 그런데 지금은 나도 One of them.

이쑤시개로 푹 찍어 별 생각없이 네 녀석의 모든 것을 내 혀의 미각 세포를 총동원해서 밝혀내려는 듯한 기세로 한 입에 쏙 넣어 깨물었다... 그런데 앗뜨뜨뜨뜨 왠 국물이 가득 터져나와 내 입안을 채우는데 혀의 앞부분을 무방비상태로 데어버렸다. 후아후아. 하늘을 바라보며 연신 후아후아. 한 마리 용이 되어서.

나를 보던 동생이 말한다. 형- 책에서 보면 육즙 있으니까 구멍 내서 좀 식혔다가 먹으랬어. 아니, 그걸 미리 말해줘야지 왜 넌 예쁘게 구멍 내놓고 내가 하나 먹는거 지켜보고 있다가 이제와서 말하는건데. 좌우지간 이놈은 배꼽빠지게 웃음을 선사해주기도 하지만 가끔보면 영악하거나 의뭉스러운 면도 있다. 다음에 먹을 타코야키 하나를 이쑤시개로 콕콕 구멍을 크게 내 모락모락 김에 솟게 해놨다가 여유있게 한입에 쏙 넣었다. 헛, 방금 타코야키를 사서 이쪽 공터로 온 여자가 내가 여유있게 한 입에 쏙 넣어 만족감 풍만한 표정으로 질겅질겅 먹는 모습을 보더니 자기도 곧바로 타코야키 하나를 입에 쏙 넣는다. 어어- 바로 먹으면 안될건데- 2초 후 그 사람도 연신 후잉후잉 후아후아 하늘을 바라보며 김을 내뿜는 한 마리 오사카의 용으로 변신.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해주는 것까지는 좋은데 자꾸 우렁찬 톤의 한국말로 "고마워!"하고 외친다. 뭐여. 말이 짧네ㅋㅋㅋ 니 나랑 친해? ㅋㅋㅋ 황당해서 웃었더니 친절하게도 또박또박 다시 외쳐준다. "고.마.워! ^-^" 아놔 왜 니 자꾸 반말인데. 나도 진짜 친한 친구 사이에나 쓸 수 있는 반말로 고마워 일본말로 어떻게 하는지 알았었는데 기억이 안나 흐억 앙대. 내가 지는 것 같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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