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은 구두와 비슷하다. 와인을 마시면 구두를 신은 것처럼 어디든 갈 수 있기 때문이다. 몇 년 전에 우리나라 최초 와인경매사로 알려진 조정용 강사의 수업을 들을 때 무척 인상 깊게 남았던 말이다. 맞다. 프랑스 와인은 프랑스로, 이탈리아 와인은 이탈리아로 우리를 안내한다. 와인은 경험해보지 못한 세계로 훌쩍 떠나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다.
사람마다 와인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저마다 다르다. 그런데 일반인에게 와인을 안다는 건 커피나 차에 대해 공부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노력과 시간을 요구한다는 점이 부담스럽다. 사실 와인은 친절한 음료나 주류가 아니다. 아는 만큼 그 풍미를 더 잘 느낄 수 있기에 마시는 사람들로 하여금 더 많이 공부하고 깨닫기를 요구하는 음료다. 와인 한 잔에는 포도의 품종에 따라, 생산지에 따라, 같은 생산지라도 포도밭과 제조 방식에 따라, 게다가 국가들의 특성에 따라 다양한 스펙트럼이 함축되어 있다.
때때로 와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야 하는 자리에 나가게 될 때가 있다. 2006년에 와인 수업을 듣고 따로 또 과외 모임에 참여하면서 와인을 공부했었다. 로마에 있을 때는 로마 최고라고 알려진 에노티카에 찾아가기까지 했다. 물론 와인의 맛(특히 로제)에 매력을 느낀 적도 있었지만, 와인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 할 때 내가 할 말은 아무 것도 없을 지도 모른다는 아찔함 때문에 공부를 했었다는 게 더 솔직한 말이 될 것 같다. 그만큼 허물없이 가까이 하기에는 부담스러운 존재라고나 할까.
포도 품종과 빈티지를 외우고, 샤토와 와인의 이름을 외웠다. 하지만 그런게 무슨 소용인가. 셀러? 빈티지? 샤토? 가장 어려운 부분은 아무래도 특정 언어로 된 고유명사다. 프랑스 와인 시간에는 프랑스어 때문에 어렵다. 당연히 이탈리아 와인 시간에는 이탈리아어, 독일 와인 시간에는 독일어 때문에 고생을 한다. 포도와 마을 이름은 와인의 첫걸음이다. 보르도, 부르고뉴, 샴페인, 토스카나, 피에몬테 등. 익숙하게 익히는 방법 외에는 별 뾰족한 수는 없다. 당연히, 실제로는 와인을 다 알기도 힘들고 그 범위도 무척 넓다. 와인 한 잔에 서양의 역사와 생활의 전반이 모두 녹아 있다. 와인의 스펙트럼은 굉장하다. 역사와 정치는 물론 종교와 지리, 예술, 과학 등 어디 하나 걸치지 않은 분야가 없다.
아무래도 요즘은 직장 생활을 하면서 와인에 대한 지식이 필요한 순간도 있고, 친구와 함께 할 때나 집에서 한 잔 마시려고 할 때도 기본은 알아야 제대로 즐길 수 있게 된다. 이 책은 저자가 경험한 와인들 중 80가지 상황에 어울리는 와인을 골라 소개한 것이다. 와인 수첩은 말 그대로 수첩이다. 작은 사이즈의 수첩을 노트처럼 휴대하고 다닐 수 있게 만들어졌다.
가끔은 고급 레스토랑에 가게 될 일이 생긴다. 음식값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레스토랑에서 파는 와인의 값은 통상 일반 마트에서 구입하는 가격의 3배 정도이다. 심지어는 10배를 받는 곳도 있다. 코키지 서비스를 이용하면 필요 이상의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하지만 식당에 어울리지도 않은 아무 와인을 마트에서 집어들고 들어갈 수는 없는 법. 여기 각 음식과 만나는 사람, 자리와 분위기, 심지어 기분에 따라 어떤 와인이 어울리고 풍미와 가격대는 어떤지 이해하기 쉽게 소개하는 <와인 노트>가 필요한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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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수첩 - ![]() 이정윤 지음/우듬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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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수첩 - T(Time).P(Place).O(Occasion)에 맞춰야 제값하는 와인들
건 시간 : 2009/12/07 13:16 / 건 곳 : 새우깡소년, Day of Blog 삭제술자리라고 하기에는 뭐하고, 접대라고 하기에도 뭐하고, 그렇다고 제대로 궁색을 맞춰야 한다고 뭐라하기에 적절한 비유가 안될때. 우리들은 "주류(술)"의 힘을 빌어 많은 것들을 해소하고 이뤄냅니다. 하지만 "주류"가 가지고 있는 특색들이 워낙 다양해서(국내 같은 경우 소주와 맥주는 광범위한 소재가 되어서 딱히 명분을 맞출게 없네요) 어떤 용도로 주류 선택을 해야 할지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어야 할때가 오곤 합니다. 2008년, 한창 "와인" 열풍에 따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