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 카짱 2S$
강하게 내리쬐는 햇볕과 온몸이 끈적이게 만드는 높은 습도를 피해 호커센터로 들어가 아이스 카짱을 주문했다. 얼음을 기계로 드르륵 갈아내는 과정도 그렇고 모양새도 우리네 팥빙수와 비슷한데 색색의 시럽과 젤리를 얹고 속에는 콘 옥수수와 야자나무씨, 삶은 팥이 듬뿍 들어있다. 시럽이 달다. 노란색 시럽은 옥수수 맛이 난다. 옥수수 맛 얼음보숭이라니 굉장히 생소하다. 먹어볼 때마다 달달한 얼음만 퍼먹고 밑에 깔린 투명하고 물컹거리는 건더기들과 단팥과 옥수수에 적응하지 못하고 남길 수밖에 없었다.
도비갓 코피티암 앞에 있는 아이스크림 빵 파는 아저씨. 아이스크림을 좋아해서 돌아다니다가 노점상이 보일 때마다 사먹었는데 여기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사실 아이스크림 노점상은 어차피 공급처에서 아이스크림을 떼어다 파는 것이라 맛은 같을 수밖에 없는데, 여기서는 원하는 아이스크림 맛을 말하면 네모난 아이스크림 박스째 도마 위에 올려놓고 커다란 칼로 탕탕 내려치고 슥슥 잘라서 박스 껍질은 벗겨내 식빵에 싸준다.
아이스크림 맛이 생각보다 다양한데, 그 중 망고와 라즈베리 맛이 마음에 쏙 들었다. 가격은 단돈 1S$. 웨하스같은 콘 과자 사이에 끼워먹을 수도 있다. 거침없이 탕탕 내려치는 모습을 보고만 있어도 왠지 시원한 마음이 든다. 그래서 다른 아이스크림 노점상에서 조심조심 자르는 모습을 볼 때면 왠지 이 집 아저씨가 생각났다. 싱가포르를 떠나기 몇 날을 앞두고 사진을 찍어도 되겠냐고 여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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