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클러의 맛있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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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여행에는 저마다의 목적이 있기 마련이다









여행을 떠나는 데에는 저마다 다양한 이유가 있고 추구하고자 하는 목적이 있기 마련이다. 내게 여행은 내가 태어나고 지금까지 자라온 사회에서 대학생으로, 4학년으로, 가정에서는 아들로, 장남으로 맺어지는 관계와 그렇게 얽힌 관계가 지워주는 책임(공식적이든 암묵적이든)으로부터 잠시나마 벗어나 정말 있는 그대로의 나와 마주하고 싶은 시간을 갖는 통로다.

어느 여행지, 어느 특급 호텔에서 잠을 자더라도 내가 늘 등을 누이던 잠자리만 못한 법이다. 하지만 이기적이랄만치 '나'라는 존재에만 집중하는 시간을 확보하고 싶다면 집이라는 공간은 떠나는 편이 훨씬 많은 도움이 된다. 수험생이 집에 있을 때, 부모님이 잠깐 청소하기 위해 내가 있는 공간으로 들어오시는 것도, 형이나 동생이 필요한 물건을 찾느라 내 방 서랍을 열어보는 일도, 그리고 심지어 내게 최적의 시기가 아니지만 가족들과 함께 밥을 먹기 위해 모이는 시간까지도 나와 내가 끌어안고 있는 문제에 어렵사리 집중하던 시간을 흩어 놓는다. 그래서 수험생은 불편함을 감수하고 독서실이라는 공간으로 향한다. 독서실에는 내가 편히 누울 수 있는 잠자리도, 시원한 과일이 가득한 냉장고도, 내 모든 문구용품이 가득한 서랍도 없다. 하지만 내 초점을 분산시킬 수 있는 주변의 사물들이 내 눈 앞에 보이지 않음으로써 단순히 내게 집중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되는 것이다.
 
이쯤 되면, 여행도 같은 맥락 아닌가. 낯선 여행지에서 묵는 공간이 제 아무리 좋아야 내가 항상 눕던 집같을 수는 없다. 하지만 그 불편함만큼 나는 '나'와 홀로 마주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게 된다. 여행이 마치 인생의 정답을 내려주는 것처럼 황홀하게 묘사하는 여행작가들이 종종 있지만, 사실 여행이 정말 그렇게 비비 꼬인 인생을 풀어나갈 실마리나 해결책을 제시하지는 않는다. 각자가 얻고 싶어하는 답은 이미 각자의 가슴 속에 있다. 이미 알고 있다는 말로 치환해도 무방하다. 어렴풋이 알고 있거나 아직 내가 답을 알고 있는지조차 모르는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그래서 더더욱, 철저히 나를 낯선 군중 속으로 밀어 넣어 평소와는 다른 시야에서 자아와 대면하는 시간을 마련하고 싶었다. 그러면 그만큼 내가 나로부터 듣고 싶은 대답을 기다리는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을게다.

스물다섯. 졸업까지 마지막 한 학기를 남겨둔 학부 4학년. 때로, 그리고, 올해 들어서 더더욱 지금 내가 걷고 있는 이 길이 정말 최선인지 되돌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거듭 들곤 했다. 그냥 그저 그런, 혹은 그럭저럭, 아니면 이정도면 괜찮다 싶은 정도의 삶을 살고 싶지는 않다. 경제적인 풍요로움을 논하자는 것은 아니다. 나는 단지 내가 나조차 스스로에게 반할 수 있는 삶을 살아야 한다.












싱가포르 항공 기내식. 쇠고기Beef를 드시겠냐고 해서 Beef라는 말을 듣고 당연히 스테이크라고 생각했다. 흔쾌히 그걸 달라고 했다. 쇠고기가 '약간' 섞인 잡채와 조금 크게 두 숟가락 정도의 밥이 나왔다. 한국말을 할 줄 모르는 싱가포르 현지 승무원이겠거니 하고 맛있게 먹었다. 그래도 칠면조 슬라이스 햄이 먹을만해서 다행이었다. 비스킷은 너무 짰다. 밥 양은 너무 적었다. 후식으로 아이스크림이 나왔는데 너무 단단하게 얼려서 스푼이 5분 동안 박히질 않았다.












싱가포르에 거의 도착.











젖은 비행기 날개가 제법 거울처럼 구름을 비추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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