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네사 메이, 본드(Bond)를 기억하실 겁니다. 현란한 전자 바이올린과 퍼포먼스로 일렉트릭 클래식이라는 크로스오버 장르에 센세이션을 일으켰었던 등장이었으니까요. 고풍스러운 드레스 대신 현대적인 스커트를 입고 전자 현악기를 앞세운 감각적인 연주와 화려한 퍼포먼스는 음악적으로도 시각적으로도 확실히 강렬한 느낌을 전달해주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다만, 2005년 이후 새 앨범을 내놓지 않고 있고 마이클 배트가 야심차게 만들어낸 혼성 8인조 크로스오버 밴드 플래닛(The Planets)은 그다지 두드러진 성과를 일으키지는 못하고 있는 등 꽤 오랜 기간 동안 일렉트릭 클래식의 맥이 끊긴 셈입니다.
에스칼라는 영국 ITV의 스타 발굴 프로그램 <브리튼스 갓 탤런트>(국내에는 폴 포츠를 배출하며 유명해졌죠)에서 칼 젠킨스의 Palladio를 들려주며 파이널 무대까지 올랐지만 아쉽게도 우승을 차지하지는 못했으나 그 가능성을 인정받아 소니뮤직과 음반 계약을 체결하게 되면서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바이올로니스트 이지, 빅토리아와 비올리스트 샨탈은 왕립음악원에서 장학생으로 정통 클래식 음악을 공부하였고, 첼로를 담당한 타샤 호지스는 길드홀 음악원에서 공부하는 등 클래식 음악에 대한 기반을 토대로 무대에 서서 그들이 원하는 음악을 연주하게 되었습니다. 단순히 현대적인 기교를 배우는 데에만 집중한 것이 아니라 기존의 고전을 배운 후 현대적인 감상으로 재해석하는 크로스오버 장르를 시작했다는 점이 제게는 매력적이었습니다.
에스칼라의 데뷔 앨범은 레드 제플린과 크레이그 암스트롱, 폴 매카트니와 엔니오 모리코네 등 우리 시대 거장들의 대표 곡을 커버한 수록곡들을 통해 동시대의 음악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엿볼 수 있게 해줍니다. <반지의 제왕 - 두 개의 탑> 트레일러 음악과 칼 젠킨스의 작품 Palladio, 엔리오 모리코네의 Chi Mai 등 수록된 각 곡을 통해 클래식 아티스트 본연의 태생을 기반으로 재해석한 편곡과 연주를 들어볼 수 있습니다.
요즘 작업할 때마다 매일 이 음반을 틀어둡니다. 크로스오버 장르 중 일렉트릭 클래식을 좋아하는 편인데 그동안 본드(Bond)와 바네사 메이의 새 앨범이 나오지 않던 차에 새로 눈에 들어온 밴드입니다. 굳이 비교하자면, 본드에 비해 박력있는 느낌은 떨어지는 데에 비해 선율의 결이 좀 더 섬세하게 당겨온다는 느낌입니다. 이 글을 적는 지금 이 순간에도 오디오에서 에스칼라의 음반이 돌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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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칼라 : 에스칼라 - ![]() 에스칼라 (Escala) 연주/소니뮤직(SonyMusic)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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