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5년 봄이었다. 학과 선배들이 정말 진하게 추천하는 교양 과목이 있어서 별다른 고민없이 동기들과 우르르 몰려가 신청한 과목이 있었다. 현대시의 이해와 분석에 대한 강의였다. 텍스트는 자신이 쓰신 책으로 정하고, 구입을 종용했지만, 정작 텍스트보다 교수님이 출력해 오신 프린트물로 수업하시는 경우가 흔했다.
언젠가 한 번은 2타임짜리 연속 강의였는데 그날의 주제는 '하다'라는 동사에 대해 다루는 것이었다.
출석을 확인하신 교수님은 "너 해봤니?" "너 그거 해봤어?" "그 남자/여자랑 했어?" 라는 말을 쓰면 왜 우리는 곧장 섹스를 했냐는 말로 치환해서 받아들일까에 대한 질문으로 수업을 시작하셨다. 곧이어 왜 "먹다/먹히다"라는 표현이 존재하는지에 대한 질문도 교수님 입에서 서슴없이 튀어나왔다.
"성이 뭐라고 생각해?"
어느 여학생이 답변했다.
"아름다운 거요"
젊은 여교수는 피식 웃더니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성이 아름답다고? 성이 얼마나 지저분한데. 너네 키스하다가 흘린 침 안닦아봤니"
2시간이 넘도록 이어진 문답의 내용은 대강 저런 류였다.
그날로 4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 나는 그 사람 수업의 의도가 무엇이었는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건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공감할 수 있을 것 같지도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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